▲쌍용건설 CI
▲쌍용건설 CI

쌍용건설이 새로운 대주주인 글로벌세아그룹 품에서 글로벌 건설 명가로의 재도약의 꿈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국내에선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제고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해외에선 공격적인 영업으로 일감을 늘리는 눈치다.

12일 국토교통부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를 살펴보면 쌍용건설은 2023년 1~9월 2억7661만 달러(지난 11일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 약 3703억 원) 규모 신규 계약을 해외에서 따냈다. 주요 사업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Kifaf(PLOT6) 파크뷰 레지던스 공사, 적도기니 상하수도 토목 공사 등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95.33% 늘어난 해외 수주 실적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14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해외 수주 15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설업체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대부분 쌍용건설(28위)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앞선 회사들이다.

쌍용건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건설사다. 그만큼 다른 국내 업체들에 비해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것이 되레 독으로 작용했다. 공사가 중단되는 해외 사업장이 늘어나 미수금, 미청구공사가 쌓이면서 2020년 적자전환(순손실)한 것이다.

그럼에도 쌍용건설은 해외사업 정상화에 매진했다. 쌍용건설이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2019년 5417억7900만 원, 2020년 5108억7700만 원, 2021년 4712억1500만 원, 2022년 4423억4500만 원으로 매년 5~7%씩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의 해외 매출이 10% 안팎으로 감소한 걸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그리고 새 주인을 맞은 올해엔 본격적으로 해외 수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해외사업에 대한 쌍용건설의 이 같은 믿음은 엔데믹으로 돈줄이 뚫리면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미청구공사가 쌓였던 두바이 초특급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이 준공을 이뤘고, 공사가 멈췄던 싱가포르 우드랜드 종합병원 현장도 재가동됐다. 쌍용건설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쌍용건설은 영업이익 37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고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점을 고려해 해외처럼 공격적인 행보가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사업만 골라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눈치다. 대표적으로 쌍용건설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계 ASML사(社)의 한국 신사옥(뉴 캠퍼스) 공사를 수주했으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목포내항 여객부두 건설공사 등 공공사업 시공권도 확보했다. 모두 안정적으로 용역비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프로젝트들이다. 리스크가 큰 대규모 정비사업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에선 앞으로도 쌍용건설이 강점을 지닌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재도약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지난 6월 현대건설 출신 우상희 전무를 영입해 해외본부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우 전무는 현대건설에서 싱가포르 사우스비치 복합개발 현장소장 등을 지냈으며, 한미글로벌에선 글로벌사업부 해외건축 상무, 사우디법인장 등을 역임해 해외통으로 평가된다. 또한 쌍용건설은 지난 6월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시설 리모델링을 수주하며 향후 필연적으로 진행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도 침을 발라놓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내 무장세력 하마스간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쌍용건설의 행보에 큰 변화는 없을 거다. 동남아시아 위주로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새로운 대주주인 글로벌세아그룹와의 사업 시너지는 중남미 지역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쌍용건설의 진짜 변수는 글로벌세아의 유동성이다. 최근 세아상역 등 계열사간 차입 거래 흐름을 보면 현금흐름이 악화됐다고 볼 만한 부분들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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