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과 관련한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선임 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고, 차기 회장으로 안팎 여러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오랜 숙제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한 성과가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순익은 임 회장의 재임기간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임 회장은 1959년생으로 1981년 행정고시를 합격한 관료 출신이다. 이후 재정경제부(現기획재정부), 주영국대사관 등을 거쳤으며 대통령실에선 경제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2015년 제5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회장 취임 원년인 2023년 그룹은 2조6269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은행·비은행 계열사가 동반 부진한 탓에 전년(3조3240억원)에 비해 21% 줄었다. 특히 우리은행의 순익이 13% 넘게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우리금융은 은행의 순익 기여도가 95% 이상이었기 때문에 은행의 부진이 곧 그룹 실적의 후퇴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우리카드는 업계 불황 속 실적 반등이 여의치 않았고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의 순익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듬해인 2024년 우리금융은 순익을 2조7945억원까지 회복했지만 은행 부진을 보완할 수 있는 비은행 계열사가 필요하다는 제언은 이어졌다. 특히 증권사, 보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과거 임 회장이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으로 성장시킨 전례가 있어서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또 동양·ABL생명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증권, 보험업계가 각각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무리한 진출보다는 기존 영업 중인 회사 역량과 우리금융이 가진 인프라를 결합해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묘수'였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1일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은 나날이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인다.
작년 25억원의 순이익에서 올해 3분기 218억원(누적)까지 3개 분기 만에 순익이 130% 늘어난 것이다. 회사 자체가 작년 하반기에 출범한 터라 이번 증가가 객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회사는 최근 통합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선보이는 등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가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7월 그룹으로 합류한 동양생명, ABL생명도 안착도 '시간 문제'다. 동양생명의 3분기 순익(누적)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ABL생명의 경우 1년 새 순익이 18.2%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주춤했으나 투자손익이 늘어난 결과였다. 향후 그룹과 다른 계열사(은행, 카드 등)와의 영업 시너지가 확대된다면 비은행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 가운데 올해 3분기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2조7174억원)보다 6.2% 늘어난 2조8858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직 4대 금융그룹(신한·KB·우리·하나)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그렇지만 향후 은행의 추가 성장과 우리투자증권, 동양·ABL생명을 필두로 비은행의 실적 반등세가 가시화된다면 4분기 이후 눈에 띄는 증익도 나올 수 있다.
이와 맞물려 비은행 기반을 마련한 임 회장의 역할론도 더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