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의 '전통시장 날씨피해 보상보험'(날씨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상 데이터'(지수)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날씨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복잡한 손해사정 절차 없이 신속한 보장이 이뤄진다는 게 KB손보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 KB손보의 날씨보험이 가입자들의 이목을 이끌 수 있을지, 유사한 지수형보험이 업계에 보편화될지 관심사다.
10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날씨보험은 비교적 민감하게 날씨에 영향을 받는 전통시장 상인회,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할 수 있는 단체보험이다. KB손보는 △강수량 △최고기온 △최저기온을 지수로 설정하고 각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미만이 되면 보험금을 산출·지급한다. 기상현상이 특약이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1일 누적 강수량이 10~80mm 이상이라면 최대 5만원을 보장 가능하다. 또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이면 1만5000원 △최저기온이 -13도 미만이면 3만5000원을 받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없이 신속하게 보장이 이뤄진다"고 했다.
KB손보의 날씨보험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최근 들어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명확한 보장을 탑재한 보험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엔 폭염, 겨울철엔 폭설이 계속됐던 지난해부터 날씨보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힘이 실렸다.
실제로 기상청이 4월 발간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기온은 25.6도로 1973년 이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폭염, 열대야는 9월까지 이어졌고 장마철(6월 19일~7월 27일)에는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엔 대설까지 내리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계속됐다.
더욱이 이번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기온이 높았던 만큼 올 겨울에도 이상기후가 나타날 것이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수형 날씨보험의 '첫 주자'인 KB손보의 날씨보험도 시장 안착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업계에선 유사한 형태의 보험이 등장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금융위)는 보험산업의 미래대비과제를 통해 "지자체, 발전소등에 대한 지수형 날씨보험 개발 시 위험 통계가 부족하면 재보험사 제공받아 사용하는 재보험사 협의요율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실수요자에 한해 위험을 보장하도록 피보험이익을 명확히 하며 날씨지수를 정교화하는 등 상품개발 원칙도 마련한다"고도 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지수형 날씨보험을 공동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김 교수는 "지수형 날씨보험이란 방식이 업계에 등장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손해율 예측 등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에 해당 보험이 현실에 맞게끔 고도화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또 날씨라는게 변동성이 큰 만큼 보험사가 입을 리스크도 클 수 밖에 없다"며 "한개의 보험사가 리스크를 대응하기란 한계가 있을 것. 몇몇의 공동대응과 함께 정부의 지원 확대도 적극 활용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