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2023년 회장 취임 이후 은행, 비은행 쌍끌이 호실적과 함께 성공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 영향으로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연간 순이익 5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월 일찌감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곽수근 회추위 위원장은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후보군 압축을 진행하고 경영승계절차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안팎에선 다양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현 진옥동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2023년 취임 후 꾸준히 그룹 실적을 견인해왔다는 이유에서다. 1961년생인 진 회장은 1980년 중소기업은행 입행 이후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대표, SBJ은행 사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7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219년 신한은행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있는 신한금융의 보고서를 취합하면 진 회장 취임 원년(2023년) 신한금융은 4조47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순이익만 3조680억원을 기록했으며 카드, 생명보험 등 다른 계열사들도 호실적을 낸 결과였다.
그룹의 순이익은 이듬해 4조5582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3조원 초반이었던 신한은행의 순익은 3조6959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때도 은행·비은행의 동반성장이 두드러졌다. 더욱 눈여겨 볼 곳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치에 육박한 4조5465억원까지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4조1243억원)보다 10.2% 증가한 실적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이자,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어난 결과 영업이익이 1년 사이 2.1% 성장한 게 눈에 띈다. 신한의 1개 분기 순이익이 매번 1조원을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순익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진 회장 연임에 무게를 두는 또 다른 근거는 기업가치 제고에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은 작년 7월 △CET1비율(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ROTCE(유홍보통주자본이익률) 1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 확대 △2027년까지 4억5000만주로 주식수 감축해 주당가치 제고 등을 주요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룹은 △분기배당 균등·정례화 △자사주 소각 △배당규모 확대 등을 실시한다고도 밝혔다. 실제 그룹은 계획에 따라 올해 5월, 8월, 11월에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3분기 그룹의 주당순이익(EPS, 연결)은 작년(8441원)에 비해 증가한 8829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그룹의 수익성, 주주가치가 과거보다 향상됐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3분기까지 현금배당금총액은 약 82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연간치(1조880억원)와 맞먹는 수준으로 주주환원의 규모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룹은 이와 관련해 올해 주주환원율을 42%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장에선 이러한 기조가 계속되면서 애초에 계획했던 '주주환원율 50% 수준'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한금융의 주주환원율은 51.4%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기조에 주가도 올해만 63.8% 상승하며 화답하는 모양새다. 진 회장의 취임 원년 초기와 비교하면 두 배(118.7%) 가량 오른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몇몇 증권사는 리포트를 통해 신한지주를 업종 탑픽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 금융권에선 견고한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은행의 성장세도 차츰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은행 낙관론'이 점차 힘을 잃고 있는 것인데, 이는 모든 그룹사의 공통 사안이다. 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 보험·카드 업황 회복은 불투명하고 증권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주식투자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린 금융그룹의 호황이 자칫 끝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회장을 고민하는 신한금융 회추위는 '현관'(現官), '신관'(新官) 중 떤 선택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 [뉴스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