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위(시계방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권준한 NH농협은행장./ 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기자
▲맨위(시계방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권준한 NH농협은행장./ 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기자

[뉴스드림=김문신 기자] 글로벌 은행들이 웹3.0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 도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유는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보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메타버스 진출 현황’이라는 제하의 은행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요 은행들이 웹과 경제활동이 결합된 웹3.0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관련 규제 △ 대중화 여부 △은행산업의 생태계 변화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2030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8조~13조 달러까지 커지고 이용자수는 50억명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선점하자"…씨티은행·HSBC 등 메타버스 사업 가속화

프랑스 BNP 파리바는 지난해 10월부터 리테일 고객이 은행 업무를 사전에 이해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가상체험 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람을 3차원 입체 화상모델로 만들어 다른 장소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활용해 한국에 거주하는 고객이 유럽소재 부동산을 살때 프랑스 직원이 한국 고객에게 직접 부동산 설명을 해줄수 있게된다.   

이 밖에 영국 HSBC는 메타버스 시대에 최적화된 디지털 점포를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 설치, 운영 중이다. 미국 씨티은행은 팀원 간 의사소통에 먼저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했다. 트레이더 전용 AR 분석기 ‘홀로그래픽 워크스테이션(Holographic Workstation)’을 개발한 것. 이를 오프라인 자료의 디지털화를 비롯해 팀원 간 의사소통에 활용 중이다.

캐나다 토론토-도미니언은행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이들이 투자 상담을 요청하면 증강현실(AR) 기기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하고 있다. 호주의 커먼웰스은행도 주변 부동산을 스캔한 AR 기기를 통해 최근 오프라인 부동산 업무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은행들은 메타버스내 가상 부동산을 매입하고 은행의 성과 홍보와 금융상품 등을 소개하는 차세대 플랫폼 채널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3년에 세계적 금융사와 카드사들은 결국 메타버스 내에서 실질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밝힐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맞춰 글로벌 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 금융권도 메타버스와 웹3.0 사업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은행과의 시장 선점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의 시나몬, 농협의 독도버스 등과 같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개설하고 서비스에 돌입했다. 각종 회의에 실존하는 가상 인물을 출현시키거나 가상의 매장 공간을 도입하는 등 미래금융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직접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버스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등 시중은행들의 미래 신성장동력 찾기위한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웹3.0 디지털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며 어떤 은행이 '금융권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은 자체구축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출시 기념 오픈 했다. 시나몬은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확장·연결해 만든 가상 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과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사진=신한은행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은 자체구축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출시 기념 오픈 했다. 시나몬은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확장·연결해 만든 가상 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과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사진=신한은행

◆"MZ세대 잡자"…신한·농협 등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선봬

금융권중 메타버스 사업에 가장 관심이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금융권 최초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을 구축하고 대고객 서비스에 돌입했다. 시나몬은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디자인도 MZ세대가 선호하는 톡톡 튀는 이미지로 만들어져 눈길을 잡았다.

신한은행관계자는 "시나몬은 금융 연계 메타버스라는 영역을 개척하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2일 뉴욕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비금융사와의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각종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으로 금융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변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블록체인·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금융을 생산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도 메타버스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은 기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메타버스 사업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이 한국MS와 손잡은 사례가 거의 전무한 데다 MS가 메타버스 관련 기기, 소프트웨어에 있어 글로벌 강자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메타버스 금융실험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 7월 메타버스 플랫폼에 ‘KB 광야점’을 출점, 국민은행 고객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각자의 아바타들이 가상공간에서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검증했으며, 가상현실(VR)기기를 활용해 VR영업점도 개설했다.

함영주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하나금융그룹의 메타버스와 웹3.0 사업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SK텔레콤, SK스퀘어와의 협력을 발표,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웹3.0’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시장 선점 의지를 다졌다. 3사의 주요 협력 사업 담당 임원이 참석해 수차례 만남을 가지는 등 ICT와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협력 추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지난 7월엔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 더샌드박스와 글로벌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파트너십으로 더샌드박스는 하나은행과 연계한 신규 이벤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더샌드박스 메타버스에 가상 지점 개설, 기본 뱅킹 거래 서비스 제공, 더 샌드박스 생태계 참여사에 대한 투자 및 콜라보 추진 등 공동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K-콘텐츠를 담은 가상 공간인 'K-버스'에서 하나금융그룹을 소개해 MZ세대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부터 메타버스 시범 서비스 구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은행은 메타버스 내에 사내 연수, 직원 상담, 라이브커머스, 소상공인 고객 컨설팅이 가능한 공간과 건축물을 꾸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메타버스 전문업체 오비스와 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가상 지원센터 ‘우리메타브랜치’를 구축했는데, 이보다 더 활용도가 높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 8월 15일(광복절)에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를 정식 출시했다. 독도버스는 가상공간에 구현한 독도에서 아바타로 생활할 수 있는 메타버스로, 현재 낚시 같은 미니 게임을 포함해 세금·부동산 등 최신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향후 가상화폐 수탁, 디지털자산 투자, 가상자산 투자 정보 제공 같은 서비스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