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일러스트=뉴스드림 이은진

[뉴스드림=김민수 기자] 지난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투자열풍이 휘몰아 쳤다.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며 신규 투자자도 대거 시장에 유입됐다. 

지난해 가상자산 대장인 비트코인과 다른 알트코인 가격도 급등했다. 투자만 하면 돈을 버는 대세상승장이 온것이다. 하지만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은 개인투자자가 아닌 업비트·빗썸코리아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 이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규모는 55조원이 넘었다. 국내는 200여개 거래소가 있다고 한다.  이중 우리가 알고 있는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곳 정도 일 것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원에 달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등록된 총 이용자 수는 1525만명이다. 이중 위에서 언급한 ‘5대 거래소’의 거래량은 전체의 98%를 차지한다. 사실상 5대 거래소 독점시장 이다.

지난해까지 거래소들의 실적을 보자.

업계 1위는 업비트다.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말 기준 매출 3조7055억원, 당기순이익 2조234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 2186억원에서 지난해 17배가 넘은 기하급수적 성장을 했다. 당기순익이 무려 500% 가까운 성장을 보여 산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20년 당기순이익 1411억원와 비교하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폭발성장을 한것이다.

업계 2위는 빗썸코리아다. 2021년 매출액 1조100억원 이고 영업이익도 8000억원을 웃돌았다. 매출의 대부분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이다. 빗썸의 거래수수료는 0.25%다. 예컨대 비트코인을 1억원 어치 거래하면 수수료 25만원이 빗썸코리아 몫이 되는 것이다.

"나는 코인 투자로 00억 벌었다." 지난해까지 이런 가상자산 성공담이 넘쳐났다. 특히 20~30대의 투자열풍은 더욱 거셌다. 너도나도 투자 대열에 합류하며 코인을 사고파는 거래소가 수수료 대박이 났다.

하지만 여기까지 였다. 2022년 3월부터 상황은 급반전 된다.  

루나·테라 등 스테이블 코인의 붕괴 등으로 올해 암호자산 시가총액이 41% 가량 쪼그라 들었다. 시장은 기나긴 암흑의  터널로 빠졌다.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5월초 4만 달러선에서 두달 여만에 2만 달러로 반토막 났다. 이더리움 역시 같은 기간 2,800달러에서 1,100달러 수준으로 붕괴됐다.

 

▲사진=업비트
▲사진=업비트

◆루나·테라로 가상자산 거래소 민낯 드러나

테라·루나사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이로 인해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쓰리애로우캐피탈이 파산 및 청산 절차를 밝게 됐다.

이런 취약한 구조를 가진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암호화폐 시총 10위권까지 진입도 했다. 또한 대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져 10만명이 넘는 국내투자자들 엄청난 피해를 봤다. 

거래소들의 모럴해저드는 심각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적응돼 있다. 테라 매도로 루나 발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주식처럼 급락을 하면 어디정도 기술적 반등을 할것이란 믿음으로 추격매매를 감행한 투자자들도 많았다.

이것은 문제였다. 테라 발행이 급증하자 루나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드러났다.  테라와 루나같은 스테이블코인들은 가격이 하락할 때 발행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에서는 다시 상승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것이다. 추격매매에 나섰던 국내 투자자는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소가 조기에 이런 문제를 공지했더라면 추격매매 투자자는 크게 줄일수 있었다.

가상 자산을 발행할 때는 백서를 발표한다. 가상자산을 왜 발행하고, 목표, 참여한 핵심인물 등이 백서에 나와있다. 이것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후 백서 내용과 다르게 사업이 진행될 경우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이 폐지되기도 한다.

뉴스에 많이 나왔던 "테라 가격 하락을 비트코인으로 막는다"라는 것을 거짓으로 판명됐다. 백서의 어느 곳에도 이런 조항은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다수 거래소들은 즉시 유의 종목이나 상장폐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거래소는 상장된 암호화폐의 위험성 이나 진행상황을 평가 해야할 책임도 있다. 자신들이 판매하고 수수료을 챙기는 암호화폐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위험을 측정하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평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떤 면에서 왜 위험한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수록 좋다. 위험에 대한 본질을 이해해야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를 철회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테라를 예치하면 연 19%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렇게 높은 이자를 주는게 가능한 지에 대해 아무런 안내도 없고 오직 판매하고 수수료 챙기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게 사실이다. 고이율에 의한 역마진은 생태계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는 의심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건을 중개하는 거래소조차 알기 어렵다면 일반 투자자는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라는 것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루나 가격이 폭락했을때 대처 매뉴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변동성도 크고 위험도 큰 디지털 자산이다.10년여 동안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용하면서 폭락할 경우에 대한 대처 방안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선뜻 이해해 가지 않는다.

이번 스테이블코인 사태를 보며 거래소들은 뼈아픈 반성을 해야한다. 수수료 챙기기 보다는 신뢰을 먼저 쌓아야 할것이다. 가상자산의 본질과 거래소의 사업의 철학을 재정립해야 할것이다. 더 나아가건전한 사업풍토를 만들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앞장서 투자자들이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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